전세계가 모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휩싸인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에서는 정반대 현상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이후 수입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시아는 오히려 물가가 떨어지고 경기 침체 위험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대체 왜 그런지 이번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물가 현황
| 국가 | 최근 물가 상승률(전년 대비) | 특징 |
|---|---|---|
| 중국 | -0.4% (8월 기준) | 여러 달 연속 마이너스, 소비 부진·과잉 생산 영향 |
| 태국 | 5개월 연속 마이너스 | 자동차·식품 가격 하락, 디플레이션 우려 확대 |
| 인도 | 1.6% (7월) | 작년 6%대에서 급락, 2017년 이후 최저 |
| 말레이시아 | 1% 초반대 | 작년 2%에서 꾸준히 둔화 |
| 한국 | 1.7~2.2% | 한은 목표치(2%) 근접, 디플레이션 우려는 낮음 |
| 일본 | 약 2% 내외 | 방글라데시 제외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 |
중국은 1월 0.5% 상승했지만 2월 -0.7%로 돌아선 뒤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최근에도 8월 기준 -0.4%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태국 역시 5개월 연속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습니다.
중국·태국처럼 명확히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나라들도 물가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했습니다. 인도는 지난해 6%에서 최근 1.6%로, 말레이시아도 2%에서 1% 초반대로 떨어졌습니다. ADB는 “올해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 이하”라고 분석했습니다. ADB는 Asian Development Bank의 약자로 IMF나 세계은행(WB)의 아시아 버전이다.

중국발 저가 공세의 영향
아시아 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발 공급 과잉입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과잉 생산된 철강·자동차·석유화학 제품을 주변국으로 저가 수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무, 알리바바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 전역에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했고, 아시아 각국의 상품들은 테무, 알리바바와 비교해서 너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태국 자동차 가격은 1년간 6% 하락, 베트남·싱가포르 스마트폰 업체들은 중국산과의 경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에서는 테무, 알리바바를 통해 값싼 물건들만 과잉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같은 가격대가 있는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추가 요인: 국제 유가·식량 가격 안정
물가 둔화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도 기여했습니다. OPEC의 증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강으로 밀 생산 증가, 중국의 돼지고기 과잉 공급 등으로 식량 가격 또한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상승률도 크게 둔화했습니다.
결국 아시아 10대 경제 대국의 평균 식량 물가 상승률은 5%에서 1%까지 떨어졌습니다.

디플레이션 확산 우려
IMF·OECD·ADB 등은 공식적으로 ‘아시아 디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중국·태국의 마이너스 물가와 아시아 전역의 낮은 물가 상승률은 디플레이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발 관세와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아시아 인플레이션은 1%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미국으로 수출할 물건들이 아시아 내부 시장으로 몰리게 되어 이미 공급량이 포화된 상태에서 추가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상황은?
그래도 한국은 현재 1.7~2.2%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중앙은행 목표치(2%)에 근접해 있습니다. 마이너스를 달리고 있는 중국이나 태국에 비해서는 낙관적인 상황으로 보실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행은 “중국산 수입품 가격 하락, 국내 수요 부진”을 물가 둔화 요인으로 언급했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KDI와 ADB 역시 올해와 내년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2%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어, 한국은 ‘저물가’ 국면에 머물되,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트럼프 관세와 아시아 경제의 딜레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중국발 저가 공세와 수요 둔화를 가속화해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은 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 경기 부양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향후 관세 전쟁의 전개 여부가 아시아 경제의 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제발 부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