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 후기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은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로 한산해전에서는 지혜로운 장수, 명량에서는 용렬한 장수, 노량에서는 현명한 장수로 표현된다고 합니다. 이를 알고 보면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거북선을 바다괴물 ‘복카이센’이라 부르며 왜군이 바다 한가운데서 거북선을 만난 충격과 공포가 대한민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세워줬습니다. 제목처럼 마치 용이 등장하는 것 같은 엄청난 위용과 공포를 주며 사운드까지 최고였습니다. 영화 <한산: 용의출현>에서는 학익진과 거북선이 어떻게 운용되어 임진왜란 최초의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왔는지 알게 되는 유익한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다 끝나고 안 사실인데, 물 위에 배를 띄우지 않고 배경을 오로지 CG로만 처리했다고 합니다. 한국 영화의 CG기술에 감탄했습니다. 대한민국 액션영화 또는 역사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한산 추천합니다! 참고로 영화 한산은 일본에도 작게나마 개봉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주로 박해일의 팬들이었습니다.

한산 줄거리
임진왜란 발발 후 단 20일 만에 조총을 앞세워 수도 한양을 점령한 왜군. 그리고 바다까지 점령하기 위해 왜에서 정예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곧 쳐들어올 왜군과의 전투에서 ‘학익진’이 핵심이라 생각한 이순신 장군과 달리 원균은 이를 맘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학익진은 어려운 전술이라 훈련에서도 매번 실패했습니다.
반면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이전 전투에서 공포심을 안겨준 거북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패잔병들은 이 배를 바다괴물을 의미하는 ‘복카이센’이라 불렸습니다. 이 단어는 병사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으므로 와키자카는 거북선을 장님을 뜻하는 ‘메쿠라부네’라 칭했습니다. 일본은 압도적인 머릿수와 빠른 선체를 이용하여 상대 배에 빨리 올라탄다면 승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신중한 와키자카는 거북선이라는 변수도 제거하고자 조사원을 보내 설계도를 훔쳐옵니다.
평양까지 점령한 왜군이 전주성을 언제 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배를 진격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왕이 도망간 것도 모자라 명나라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왕이 없는 조선땅은 저항의 동력을 잃고 쉽게 무너질 위기입니다. 게다가 거북선에 대한 여러 정보가 왜군에게 넘어갔을 지도 모르는 상태라 이순신 장군의 고민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이순신 장군은 기습에 능한 와키자카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고 그날 자정에 먼저 진격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때마침 와키자카도 거북선의 약점을 파악하고 바로 그날 자정에 진격할 생각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때마침 진격을 한다고 하니, 와키자카는 미리 전투가 일어날 지점에 가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견내량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게 됩니다.
좁은 길목에서 싸우는 것은 일본에게 유리했기에 조선은 유인선을 보내 일본 배들을 넓은 바다로 끌어낼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와키자카는 유인선을 따라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습니다. 양쪽 지휘관들은 너무나 유리한 위치에 맛있는 먹잇감이 있으니 전투를 요청하지만, 와키자카는 절대 따라가지도 말고 화약을 아끼라 전합니다. 조선 유인선들은 일본이 쉽게 따라오지를 않으니 위험을 무릅쓰고 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와키자카가 예상한 시나리오였습니다. 양쪽에서 매복하고 있던 일본의 안택선들이 조선 유인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도 이를 예상했는지 판옥선들을 더 보내 유인선들을 경호하여 다행히 배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의 매복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었고 매복선들은 와키자키의 정지하라는 명령에 견내량을 빠져나가기 전까지만 공격하려 합니다. 여기서 조선 유인선들이 암초지대로 도망가며 자신들을 공격하는 일본의 안택선들을 묶어놓았습니다.
동시간대에 육지에서는 전투성을 함락시키기 위한 일본의 기습이 진행되었습니다. 혼란스러울 틈을 타 속공을 진행하기 위해 일본의 본대가 돌격하기 시작합니다. 빠른 선체를 자랑하는 일본답게 유인선들은 견내량을 빠져나가기 전에 금세 본대에게 따라잡히고 공격을 받습니다.
한편 원균 장군은 훈련 중에도 이순신 장군과 뜻이 맞지 않아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전쟁중에도 이순신장군을 믿지 못하고 학익진 대형에 참여하지 않고 명령 불복종을 하며 일본 배들과 대치했습니다. 학익진을 위해서는 모든 배가 필요하므로 조선 유인선들과 원균의 배가 진에 복귀하지 못한 것은 이순신 장군에게 큰 타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이순신 장군님의 시뮬레이션 안에 있었습니다. 이 타이밍에 거북선 3대가 측면에서 들어오며 공격받고 있는 원균의 배와 유인선들을 구해내고 그대로 적진 한복판에 들어가 대형을 초토화시킵니다.
와키자카는 이 단단한 거북선을 공격하기보다는 본대를 공격하고자 하고 각개기동을 명합니다. 이미 조선의 포의 특성과 학익진이라는 전술을 잘 알고있는 와키자카는 일본의 배들이 조선의 배들과 가까워졌을 때 이미 승리를 확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학익진을 구성하는 배들의 포는 일반적인 포가 아니었습니다. 큰 구 하나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조각들도 다 같이 날려 마치 샷건 같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고자 사거리를 포기하는 대신 공격력을 높이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는 와키자카의 예상 밖이었고 일본의 배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거북선도 이미 일본이 알고 있는 약점을 보완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전투는 조선의 완승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 기세를 이어 이순신 장군은 부산포까지 폭격을 하여 그 대미를 장식하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수군과의 싸움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이는 이후 전쟁의 양상을 뒤집었다.